반전 드라마의 주인공 김진성
김진성은 NC 다이노스에서 뛰던 2014년 8월 2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팀의 주전 마무리 투수였던 김진성은 2대1로 앞선 9회초 ‘터프 세이브’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섰다.
그는 첫 타자인 문우람에게 3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이종욱이 잡을 것처럼 보였던 타구가 생각보다 더 날아가 담장을 때리는 3루타가 되었다.
무사 3루에 다음 타자들이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김민성 등쟁쟁한 타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김진성은 동점이 아니라 역전패를 걱정하던 쫄깃한 순간 알 수 없는 의욕이 솟구쳤다고 한다.
” 모조리 다 삼진으로 잡아버리면 되지 .” 그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워낙 좋았고, 멘탈 역시 탄탄 하였다. 실시간스포츠중계
이택근은 그의 포크볼을 건드렸다가 노진혁의 수비에 아웃 되었고, 박병호도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 강정호는 포크볼에 속지 않아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리고 김민성의 타석 때 대주자였던 김하성의 주루사로 경기가 끝났다.(이때만 해도 김하성은 대주자로 나와 주루사를 여러번 당하곤 했다)
어떤 이에게는 평범한 하루 였지만 김진성에게는 스스로 최면을 걸어 무사 3루에 대한 부담을 떨친 날로 깊이 각인된 하루였다.
2020년 김진성은 연초부터 팬들의 격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무료축구중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벌인 연봉협상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 귀국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이나 내용을 떠나 스프링캠프 도중 선수단을 이탈했다는 것 자체로 문제가 커졌다. 자숙하는 의미에서 2군으로 내려갔고 한동안 1군으로 올라올 일이 없어 보였다.
아무리 가늘고 길게 뛰는 불펜 투수라고 해도 서른 여섯의 나이라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2군에 머물던 김진성은 이 상태로 1년을 허비하다 그대로 은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차라리 조용히 그만둘까도 생각했는데 그해 4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키워주신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은퇴하려던 자신이 창피해졌다.
스포츠 선수로서 최소한 부끄러움과 후회는 남기지 않아야 했기에 김진성은 다시 2군 선수들과 함께 많은 훈련 일정을 정직하게 소화했고, 그 결과 6월 1군 무대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복귀후 김진성의 활약은 극적 이었다. 무료스포츠중계
특히 팀이 순위 경쟁에 한창이던 9월 이후 29경기에서 단 3자책점만 기록하는 철벽 투구를 펼쳤다. 공을 자주 던져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소속팀 NC 다이노스는 창단이후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김진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동욱 감독에게 최대한 많이 던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운 탓에 동료들에게 부담을 준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선 한국시리즈에서 김진성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와의 그 경기를 영화처럼 떠올리게 되다.스포츠중계
5차전에 선발투수 구창모 다음으로 등판한 김진성의 상황이 바로 무사 3루였다. 6년 전처럼 모조리 다 잡아버리면 되지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창모 점수 막아주자 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3루에 누가 서있는지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김진성은 다짐대로 뜬공과 삼진으로 위기를 막아냈고 경기도 승리했다. 마치 자신만의 상황극 속으로 빨려들어가 공을 던진것 같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야 3루 주자가 박건우 였다는 것을 알았다는 말도 이해가 되었다.
NC 다이노스는 4승 2패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고 김진성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나서 무실점으로 투혼을 불살랐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나선 최초의 투수로 기록된 것은 물론이다.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에서 잇따라 방출되고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뒤늦게 빛을 본 김진성 파란만장 했던 야구 인생에서 특히 우여곡절이 심했던 2020년에 자신의 방식대로 반전 드라마를 완성했고, 행동르로 보여준 김진성의 진심에 팬들도 큰 응원으로 답했다.
잘했던 선수보다 모든 것을 쏟아붔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 인간적인 응원을 보내게 된다.